Jeju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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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코스] 우도Jeju Life/올레 종주 2023. 12. 10. 22:23
종달항에서 하우목동항으로 들어가고, 천진항에서 성산포항으로 나왔다. 섬 of 섬이네. 제주에 와서 살다보니 무덤덤해져서 사실 섬에 산다는 생각이 잘 안들었다. 이렇게 배타고 들어가니까 진짜 섬에 가는 기분이 들었다. 올레 덕에 별 거 다해본다.. ㅎㅎ 배까지 타고.. ㅎㅎ 우도는 특별할 건 없고, 뭔가 더 제주스러운 느낌(?)이었다. 다만 전기 바이크인지 뭔지를 타고 온 사방에 관광객들이 돌아다녀서.. 좀 소란스러웠다. 그래서 해안가쪽 사진은 거의 찍질 않았다. 사람이 북적이면.. 난 일단 그곳을 가급적 빠르게 벗어난다. 아무리 멋진 곳이라 해도, 사진이고 뭐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저 그 곳을 벗어날 뿐.. ㅎㅎ 그래서 우도땅콩아이스크림이고 나발이고.. 다 패스했다. 가장 좋았던 걸 하나 꼽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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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코스] 세화 ~ 하도 ~ 지미봉 ~ 종달Jeju Life/올레 종주 2023. 12. 10. 22:04
날씨가 따듯했다. 어제 더웠던 걸 떠올리며 가볍게 입고 나섰다. 길이가 다소 짧은 21코스를 마친 후에, 이어서 우도를 다녀와야겠다고 마음 먹고 아침 일찍 나섰다. 21코스를 마치는 종달항에서 우도 들어가는 배 시간을 맞추기 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천천히 음미하며 여유롭게 한 코스만 걸으면 참 좋겠지만, 이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무엇보다도 집에서 제주 북동부까지 버스로 왕복 3시간 가량이라.. 이동으로 인한 피로감이 상당하다.. 그래서 두 코스를 연달아 걷는 빠듯한 하루를 보내야 했다. 한적하고 평탄한 길이었기에, 소요시간은 길지 않았다. 사진도 꽤 많이 찍은 걸 보면, 오늘 컨디션이 괜찮았던 것 같다. 다만 지미봉을 우회하면 참 좋았을텐데.. 굳이 올라갔다. 땀을 뻘뻘 흘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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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코스] 김녕 ~ 월정 ~ 행원 ~ 한동 ~ 평대 ~ 세화Jeju Life/올레 종주 2023. 12. 9. 22:00
밀가루 같이 고운 모래와 보석 같은 바다 빛깔이 아름다운 김녕, 월정, 세화 해수욕장을 원없이 바라보았다. 날씨가 포근하고 바람이 잔잔한 날이었다. 구름도 적당하여 걷기 좋았다. 아름다운 바다, 그리고 보기만 해도 청량해지는 싱싱한 당근이 가득한 밭담길, 호젓한 마을 구경을 하였다. 해수욕장도 좋았지만, 굽이굽이 마을 안을 걷는 게 참 좋았다. 마을 정자나 바닷가에 앉아서 쉬시는 할망을 마주치면.. 자꾸 마음이 쓰여서 바라보게 된다.. 빨랫줄에 할망 옷 널어 놓은 걸 보면.. 이상하게 맘이 편안해지는데.. 나만 그런가..? 해녀들의 물질하는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동영상을 찍었다.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물질을 마치고 돌아가는 모습도 지켜보았다. 해녀분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눌 때는 도저히 알아 들을 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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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코스] 사라봉 ~ 별도봉 산책길 ~ 삼양 ~ 조천Jeju Life/올레 종주 2023. 12. 2. 21:34
날씨가 좋았다. 올레길을 걸어온 많은 나날들 중에 아주 쾌적했던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우박, 비, 걷기 힘들 정도의 바람, 추위, 강한 햇빛.. 종주를 하며 대부분의 날들은..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 극복하며 걸어야 했다. 그 또한 자연의 일부이니까. 오늘은 감사하게도 편안하게 걷기에 좋은 날이었다. 춥지 않고, 바람도 잔잔했다. 구름이 덮혀서 더 포근하고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공기가 습기를 머금은 덕분인지, 사라봉을 넘어 별도봉 산책길을 걷는 동안 나무 냄새가 무척 좋았다. 제주에 와서.. 느꼈던 그 냄새..를 잊을 수 없다. 바다 내음도 나고, 꽃 향기도 났다. 도시의 냄새와는 달랐다. 공기도, 물도 다른 이 곳.. 걸으면서 생각했다. 언젠가 돌아와야지. 정말 떠나기가 싫다. 서울로 돌아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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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코스] 무수천 ~ 외도 ~ 이호테우 ~ 도두 ~ 용담 ~ 관덕정Jeju Life/올레 종주 2023. 11. 26. 21:56
어제 16코스가 오르막길이었던지라 피로감이 있었다. 망설였지만 오늘도 길을 나섰다. 다행히 오늘은 내리막과 평탄한 길이 대부분이었다. 도두봉도 오르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날씨도 좋았다. 무수천과 외도동을 걸을 때까지는 집 앞 산책 나온 듯 평화롭게 걸었다. 하지만 이호테우 해수욕장부터는 사람, 차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도두봉에서 보이는 해지는 풍광도 아름다웠고, 비행기가 활주로에 미끄러지며 뜨고 내리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하지만 해안도로를 걷는 내내 공항 근처라 차와 사람이 매우 많았다. 한쪽에서는 해가 지고, 반대편에서는 보름달이 떴다. 보름달을 스치며 날아가는 비행기 모습이 멋졌다. 여러 번 오갔던 익숙한 시내 (관덕정, 동문시장)에 들어서서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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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코스] 고내포구 ~ 수산봉 ~ 예원동 ~ 항파두리 ~ 광령리Jeju Life/올레 종주 2023. 11. 25. 20:47
애월 바다, 마을, 숲길, 주렁주렁 귤 달린 나무들, 돌담 두른 밭을 골고루 보는 종합 선물세트였다. 어느정도 오르막이 지속되어서 다소 힘이 들기는 했지만 무난했고, 특별히 외진 곳도 없었다. 카페나 편의점도 곳곳에 있어서 큰 부담없이 걸었다. 여러 명이 무리지어 걷는 분들이 계셔서.. 오히려 좀 소란스럽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수산봉을 지나서 물메초등학교 근처의 아담한 마을을 지날 때, 조그만 꼬마 아이를 만났다. 쪼그만게 쫄래쫄래 걸어가다가 손을 모으고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너무 이뻤다. 올레길을 걷던 중에 꼬마아이들의 인사를 받은 게 처음은 아니다..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고.. 고맙고.. 어쩜 그렇게 존재만으로도 마음이 몽글몽글해지게 만드는 건지.. 이쁘고 기특하기 짝이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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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A코스] 한림항 ~ 납읍리 ~ 과오름둘레길 ~ 고내포구Jeju Life/올레 종주 2023. 11. 23. 22:41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수준이었다. 가시거리가 짧아져서 온통 뿌옇기만 하니.. 풍광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였다. 그리고 A길이 다소 특색 없이 밋밋한 길이기도 했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는데도, 굳이 A길을 택한 이유는.. 거의 대부분의 코스가 해안길을 걷기 때문에 내륙 중산간을 걸을 기회는 챙기고 싶어서였다. 아마 올레길을 걷는 대부분의 분들이 B길을 택하지 않을까 싶다. A길에 비해 등고가 없이 평탄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해안을 끼고 걷기 때문이다. 다음 기회에는 B길도 걷고 싶다. 오늘 A길을 걸으면서는 거의 사진을 찍지 않았다. 다소 무념무상으로 걸은 것 같다.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잘 안떠오르네..;;